el noveno

Rêve: La Nuit à Paris

빠리의 밤. 클리시 광장. 그와 나는 빨간 지붕의 까페 앞을 걷고 있었다. 그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옷이 조금씩 젖고 있었다. 나는 가방에서 우산을 꺼냈다.

우산이 펴지지 않았다. 우산이, 펴지지 않았다. 우산이 펴지지, 않았다. 내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붉은 얼굴로 나는 저기 붉은 까페에 잠시 들어가 비가 그칠 때까지 뭐라도 좀 마시자고 그에게 말했다. 그는 북쪽 언덕에서 우산을 파는 한 남자를 보았다고, 그 우산을 사러 가겠다고 했다. 나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한 표정으로, 붉은 까페에 들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우산을 사러 가겠다고 했다. 나는 펴지지 않는 우산을 세차게 흔들었다. 우산이 펴지지 않았다. 나는 붉은 까페에 들어가자고 말했다.

애원하듯 까페에 들어가자고 말하는 나를 뒤로하고, 그는 우산을 사러 북쪽 언덕으로 가버렸다. 나는 불안해졌다. 나는 다시 우산을 세차게 흔들었다. 비를 맞으며 계속 흔들리던 우산이, 펴졌다. 그때 어떤 사람이 나에게 걸어와 우산을 같이 쓸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자신은 우산이 없다면서. 나는 긴 생머리를 한 그 사람에게, 꺼지라고 소리쳤다. 눈물이 났다.

나는 우산을 사러 간 그를 찾으러 북쪽 언덕으로 달려갔다. 비는 그치려 하고 있었다. 나는 비가 계속 오기를 원했다. 간절히 원했다. 간, 절, 히, 원, 했, 다. 얼마나 달려갔을까, 그가 우산 파는 남자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며, 펴져 있던 우산을 앞으로 뻗었다. 그 순간, 세찬 바람이 불어 우산은 날아가 버렸다. 나는 우산을 잃어버렸다. 비는 그쳤다. 그는 우산을 사버렸다. 나의 우산이 아닌 우산.

이것은 꿈이다. 거짓말 같이 생생한 꿈. Henry Valentine Miller.

빌딩 폭파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아끌었다. 남자가 가리키는 저 멀리, 거대한 빌딩이 보였다. 뾰족하고 커다랗게 솟은 빌딩.
“나의 공주님, 당신을 위해 준비한 거에요. 저 거대하고 높은 빌딩…. 당신과 나, 우리 둘만을 위한 궁전이죠.”

여자는 남자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나는 저런 빌딩을 원하지 않아요. 예전에도 말했잖아요. 나는, 당신이 아니라, 숲 속 동굴에 사는 그 사람이 좋다고요. 미안해요.”

“아니, 변변한 집도 없는 그 사람이 대체 뭐가 좋다는 거죠?”
남자가 상기된 표정으로 따지듯 물었다.

“말했잖아요. 집이 없어서 좋다고요!”
여자는 소리지르듯 말하곤 떠나 버렸다.

다음날, 남자는 다시 여자의 손을 잡아끌었다.
“잘 봐요.”

남자는 버튼을 눌렀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빌딩이 무너져 내렸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저 빌딩 따위, 얼마든지 폭파시켜 버릴 수 있어요. 이제 나도 집이 없어졌으니, 나를 사랑해줄 수 있겠죠?”

여자는 한숨을 쉬었다.
“당신은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군요. 당신은 여전히 저 빌딩에 집착하고 있어요.”


이것은 반성의 은유.

또 다시 꿈

꿈 속에서 나는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니, 나는 먹지 않고 있었다. 내 앞에 앉은 그가 에스까르고(Escargot)를 먹고 있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가 나를 흘깃 보더니, 내 접시에 자신이 먹던 에스까르고를 덜어 주었다. 나는 정말 기뻤다. 꿈 속에서 나는 그와 함께 에스까르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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