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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궁전

중세의 궁전이고 싶어 안달하는 예식장을 배경으로 은발의 왕자가 금발의 공주를 칼로 찌르려 하고 있다. 그 뒤에는 무뚝뚝하게 빨래를 걷는 여인이 있다.

옥정호, 꿈의 궁전-봄클웨딩홀, 2003

현실보단 꿈이 먼저이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꿈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비루하다. 비루한 현실을 악물고 걸어갈 수 있을까. 무소의 뿔처럼. 일상은 지루하게 반복되고, 변화는 20km 너머에 있다.

나는 현실이 된 꿈을 견뎌낼 수 있을까. 꿈은 달콤한 채로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나는 매일 치즈케익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는 그것이 가능하겠지만, 나는 분명히 아니다.

자그마한 촛불이 화약상자에 옮겨 붙고, 결국은 거대한 폭발을 낳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지금 촛불을 든 술꾼이다. 나는 감옥에 가고 싶지 않다.

나의 배는 터져 버릴 것 같고, 나는 이 배가 부끄러워 벙어리가 되었다. 아무래도 치즈케익을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운명이 해결해주겠지. 일단 지켜보자.

Rêve: La Nuit à Paris

빠리의 밤. 클리시 광장. 그와 나는 빨간 지붕의 까페 앞을 걷고 있었다. 그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옷이 조금씩 젖고 있었다. 나는 가방에서 우산을 꺼냈다.

우산이 펴지지 않았다. 우산이, 펴지지 않았다. 우산이 펴지지, 않았다. 내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붉은 얼굴로 나는 저기 붉은 까페에 잠시 들어가 비가 그칠 때까지 뭐라도 좀 마시자고 그에게 말했다. 그는 북쪽 언덕에서 우산을 파는 한 남자를 보았다고, 그 우산을 사러 가겠다고 했다. 나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한 표정으로, 붉은 까페에 들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우산을 사러 가겠다고 했다. 나는 펴지지 않는 우산을 세차게 흔들었다. 우산이 펴지지 않았다. 나는 붉은 까페에 들어가자고 말했다.

애원하듯 까페에 들어가자고 말하는 나를 뒤로하고, 그는 우산을 사러 북쪽 언덕으로 가버렸다. 나는 불안해졌다. 나는 다시 우산을 세차게 흔들었다. 비를 맞으며 계속 흔들리던 우산이, 펴졌다. 그때 어떤 사람이 나에게 걸어와 우산을 같이 쓸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자신은 우산이 없다면서. 나는 긴 생머리를 한 그 사람에게, 꺼지라고 소리쳤다. 눈물이 났다.

나는 우산을 사러 간 그를 찾으러 북쪽 언덕으로 달려갔다. 비는 그치려 하고 있었다. 나는 비가 계속 오기를 원했다. 간절히 원했다. 간, 절, 히, 원, 했, 다. 얼마나 달려갔을까, 그가 우산 파는 남자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며, 펴져 있던 우산을 앞으로 뻗었다. 그 순간, 세찬 바람이 불어 우산은 날아가 버렸다. 나는 우산을 잃어버렸다. 비는 그쳤다. 그는 우산을 사버렸다. 나의 우산이 아닌 우산.

이것은 꿈이다. 거짓말 같이 생생한 꿈. Henry Valentine Miller.

또 다시 꿈

꿈 속에서 나는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니, 나는 먹지 않고 있었다. 내 앞에 앉은 그가 에스까르고(Escargot)를 먹고 있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가 나를 흘깃 보더니, 내 접시에 자신이 먹던 에스까르고를 덜어 주었다. 나는 정말 기뻤다. 꿈 속에서 나는 그와 함께 에스까르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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