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 : 후쿠오카, 기타큐슈
수학여행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여행 중 찍은 사진들과, 여행 중 적은 노트.
한꺼번에 다 올리기에는 너무 양이 많기에, 하루씩 끊어서 올리려고 한다.
08:45
한국이라는 ‘섬’을 떠난다. 출국심사를 받을 때의 그 묘한 기분. ‘국가’라는 틀에서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 걸까. 전세계의 모든 육지가 ‘국가’라는 틀에 묶여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씁쓸한 웃음. 남극으로 가버릴까? (웃음)
09:13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고 있으니, 만약 작은 뗏목 하나에 실려 바다에 떨어지면 얼마나 막막할까 싶다. 사방을 둘러봐도 육지라곤 보이지 않는 바다, 바다.
09:25
창 밖으로, 흐릿하게, 쓰시마섬이 보인다. 멋지네.
09:27
커피, 마시고 싶다. 억압과 착취의 공범. 나는 묘한 위치이다. 피해자이자 공범인. 어지럽다. 금융자본의 힘에 꼼짝없이 당하면서도, ‘브릭스 펀드’에 (전체 자본의 크기에 비하면 무척 미미한 액수의 돈이겠지만)‘투자’해 그 자본을 더욱 거대하게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는. 어지럽다. ‘커피는 어쩔 수 없더라도, 브릭스 펀드 따위는 하지 않을거야.’라는 생각이 문득. 아니, 커피는 어쩔 수 없다고? 어째서? 난 분명 머지않아 ‘브릭스 펀드’도 합리화시킬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어지럽다.
12:05
후쿠오카 도착. 일본이다. 입국 심사 기다리는 중. (젠장)
12:10
검지 손가락 지문을 찍어야 한단다. 이런. 여기까지 와서 돌아갈 수도 없고. (또다시 합리화)
12:45
후쿠오카, 부산과 별로 다르지 않은 느낌. 도로 방향이 다른게 좀 어색하다.
12:55
주택 모양이 좀 다르구나. 아직까지 이국적인 느낌은 그것뿐.
13:32
점심으로 먹은 스시, 정말 맛있다. 카레는 향은 좋았는데 좀 달아서 별로.
15:44
기타큐슈 자연사 박물관. 내부 디자인이 좋았다. 세이스모사우루스는 정말 컸다.
17:28
기타큐슈, 조용하고 살기 좋은 도시인 것 같다. 마음에 든다.
20:03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이, 모든 것에 속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자유의지만으로 내가 속할 것을 정할 수는 없을까.
21:47
내가 내 의지와 관계없이 속하게 된 것 중 많은 것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 주지만’, 동시에 나를 구속한다. 그것은 마치 사육되는 소와 같다. 소의 주인은 소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잠자리를 주지만, 결코 소가 그 우리에서 나갈 권리를 주지는 않는다. 소가 우리 밖을 나갈 수 있는 건, 죽어서 고기가 되었을 때 뿐이다.
22:00
피곤하다. 이만 자야겠다. 친구들은 다들 맥주를 마시러 갔다. 나는 커피나 한 잔 마시고 싶은데, 마시면 잠이 안 오니, 원.













오랜만입니다. 수학여행 다녀오신 모양이군요. 떠나온 지 얼마 안되는 땅이라 그런지 (비록 제가 있던 곳은 큐슈보다 한참 북쪽이긴 했지만) 사진이, 글이 즐겁게 읽힙니다. 나머지 수학여행기(?) 즐겁게 기다립니다.
잘 다녀왔군요.
여행노트 재미있어요.^^
camino
오랜만이네요. 즐겁게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
수채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