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noveno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March 7th, 2008

요즘 신세대 커플이 100일을 넘기기 어려운 것도 내적 충만감보다 인정욕망에 휘둘리는 이런 식의 문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인정욕망에 길들여지면 당연히 외적 조건이 모든 걸 결정하게 된다. 남들이 보기 좋은 것,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남들을 위한 것으로. 참, 희한한 이타주의(?)다. 근데, 그럼 그게 사랑인가? 쇼 혹은 비즈니스지.

계몽의 틀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잘 배울 줄 모른다. 그런 이들은 특별한 권위를 가진 사람한테서만 배울 수 있다고 간주하고, 또 자신도 그런 선생이 되고자 한다. 해서, 남보다 많이 알면 금방 교만에 빠지고, 그렇지 않으면 곧 열등감에 젖어든다. 그래서 남보다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감추려 든다. 수치스럽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높은 학벌을 취하게 되면, 그 지식은 반드시 특권으로 작용한다. 더 결정적으로 어떤 단계에 이르면 이들은 더이상 배움의 열정을 펼치려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계몽의 구조는 배우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다 불행하게 만들어버린다. 스스로 기쁨을 누리지 못하면서 남을 감동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고, 남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자기 안의 기쁨 또한 더이상 자라기 어려운 까닭이다.

고미숙

여울바람님이 추천해주셔서 읽게 된 책. 좋은 책이다. 나의 ‘남들에게 추천해줄만한 책 목록’에 오를만한 책. (웃음) 다만, 추천해줘도 사람들이 (제목 때문에) 읽어보기도 전에 거부감을 갖는 게 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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